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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 사인
raraaviskjh
2009. 8. 18. 15:43
이게 내 사인인데 처음 내 사인을 만들자고 생각했을 때엔 연예인들처럼 막 알아보기도 힘들게 휘갈기거나 이상한 문양의 사인이 멋있는 줄 알았다. 그래서 나도 나름대로 그렇게 흉내내며 만든 사인이 몇 개 있었더랬다.
군대 있을 때 국방일보였던가 하여튼 군에서 발간하는 간행물이 있는데 신년호에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신년사가 실린 것을 본 적이 있다.
신년사 마지막에는 자필로 김대중이라는 사인이 있었다. 그게 내가 그때까지 봐 왔던 사인과는 좀 달랐는데 한글 필기체 형식으로 그냥 김대중이라고 된 사인이었다.
근데 그게 무지 멋지게 보였다. 어르신들도 보면 한자의 약자나 혹은 영어로 된 사인을 사용하는 걸 많이 봤었는데 김대중 대통령의 사인을 보니 좀 신선했다.
또 생각해 보니 멋져 보였다. 한 나라의 대통령이 다른 나라의 대통령에게 서한 같은 걸 보낼 때 한글로 된 사인을 한다는게 좀 멋있어 보였다.
대통령 뿐만 아니라 기업체의 대표도 외국 기업과의 계약 때 한글로 된 사인을 하면 좀 폼나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.
그래서 저 사인을 만들었었다. 물론 지금도 만족하지.
오전에 뉴스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심정지 상태가 왔었다는 뉴스를 잠시 봤었는데 오후에 결국 서거하셨다는 뉴스를 봤다. 뉴스를 보니 생뚱맞게도 저 사인 만들었던 일이 생각나더라.
한 해에 전직 대통령 두 분이 서거하는 흔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보니 좀 이상하기도 하다.
뭐, 꿈꾸고 바라던 세상이 되진 않았겠지만 이젠 좋은 곳에서 편히 쉬시길.